군대 이야기

지금은 민방위도 다 끝나버렸지만 예전에 내가 쫄병시절에 우리 부대(모 사단 본부대)에 인사계가 있었다.
지금은 상사와 원사로 계급이 구분되는 모양이지만 당시에는 상사와 일등상사로 구분되었는데, 이 양반은 짬밥은 센데 후배 하사관들이 일등상사를 달아도 자기는 그냥 상사를 달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인사계라는 직책이 대체 뭘하는 자리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애니웨이, 이 분은 부대의 모든 일에 다 참견하고 돌아다니는 오지랍이 넓은 양반이었다.

이 인사계님 어학능력이 매우 탁월했다.
PUSH라고 크게 적혀 있는 쓰레기통을 가리키면서 '피 유 에스 에이치가 쓰레기통이지?' 라고 말할 정도였다. 물론 사병일동이 고개를 끄덕였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학능력은 물론 사역시 사병들 지휘능력도 탁월했다.
"야, 이거 토관매설해야 하니까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파 놔"
그리고 한참 지나서 둘러보고는
"어, 여기가 아니네. 다시 묻어라"
다시 한참 지나서
"아까 거기 맞네. 다시 파"

이런 농담같은 실화를 무수하게 에피소드로 보유하신 분이었다.
그당시 나는, '군대를 벗어나면 사회에서는 저런 사람 보기 힘들겠거니'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었다.

지금 나는 그보다 더 한 사람을 지켜봐야하는 카운터를, 신병이 국방부 시계보듯 바라보고 있다.

by sharkman | 2008/04/16 10:07 | 獨白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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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8/04/16 10:11
4년 10월 9일 남았군요...
Commented at 2008/04/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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